어느 손님께서 아방가르드 듀오를 문의하시면서 사용하시는 시스템에 대해서 알려주셨습니다. 와디아 850시디피, 국산 칸투스의 클랑뢰뵈 프리, 마찬가지로 국산인 안티폰연구소의 Antiphon-X 300B 모노 파워를 사용하시는 분입니다. 매장에 프리와 파워는 있고 와디아는 없어서 미카도로 대신하고 듀오와 매칭하여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안티폰은 음질열화를 막기 위하여 언발란스 입력는 끊어놓고 발란스 입력만 가능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반드시 발란스 출력이 가능한 프리라야 한데 클랑뢰뵈는 발란스 출력이 가능해서 다행이었습니다. ![]() ![]() ![]() 우선 연결을 완료한 후 험이 나는지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대고 들어보았습니다. 진공관 앰프이고 감도가 100dB가 넘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험에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시청위치가 아닌 스피커에다 귀를 대보았는데 험은 전혀 없고 미세한 화이트노이즈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국산도 이만하면 매우 잘 만들었고 이런 것이 만약 외제라면 더욱 좋은 평판을 받았을 것입니다. 화이트노이즈도 스피커에다 귀를 대보아야만 들릴 정도입니다. 연결이 끝났으니 이제는 소리를 들어보아야지요. 자주 듣는 디스크를 얹어보았습니다. 소리가 전에 듣던 음과는 전혀 다르게 저음이 과하게 들리고 뭔가가 조화롭지 못한 느낌이 들어서 스피커 뒤를 살펴보았습니다. 아방가르드의 스피커들은 우퍼를 위한 앰프를 내장하였는데 그 앰프와 외부에서 사용하는 앰프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저음의 양이나 주파수를 조정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즉 사용하는 앰프에 따라 조정하거나 취향에 맞도록 조정할 수 있습니다. 되새겨 생각해 보면 중고역과 저역에 신호를 한꺼번에 넣어주되 저역은 자신의 앰프로 구동하는 변형된 바이앰핑인 것입니다. 바이앰핑은 어렵다고들 손을 내졌지만 아방가르드는 우퍼에 잘 맞는 내장앰프와 외부에서 구동하는 앰프가 조화를 이루는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 이렇게 매치하는 것은 처음이니까 전에 듣던 소리와는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양쪽스피커를 오가며 뒤를 살폈습니다. 자세히 살피니 서로 다르게 조정되어 있었습니다. 누군가 이웃에서 튜닝을 해준다고 제가 없을 때 뒤를 조정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할 바에는 안하는 이만 못한 결과를, 만약에 갑자기 손님이 오셔서 들어보자고 했다면 나쁜 이미지만 가지고 갔을 것 같습니다. 다시 양쪽 스피커를 목표지점으로 하여 땀을 뚝뚝 흘리며 왕복달리기를 하여 똑같이 맞추었습니다. 이제는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전보다는 훨씬 더 좋은 소리가 나오지만 그래도 뭔가가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뒤를 살피며 저음의 양과 주파수를 조정해가며 소리를 듣고 또 들었습니다. 그러기를 꽤 여러 번. 좋은 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조정하여 손님들께 만족감 내지 가능성은 보여야 하니 가깝고도 먼 길을 가는 이 과정은........... 한참 튜닝 후 만족감을 가지고 귀가 밝은 친구를 불러서 소리를 들려주며 같이 들어보았습니다. 우선 제 느낌부터. 앰프가 전혀 험이 나지 않으니 그것부터 듬직하고 다듬은 후의 소리는 청아했습니다. 파바로티의 목소리는 직진성이 좋으며 소리는 양쪽 스피커에서 나오는데 파바로티가 가운데 서있는 게 아직도 살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에서 들리는 소리이기 때문에 누구나 강하다는 인식을 가지질 수 있으나 전혀 강하지 않고 300B 특유의 온화하면서도 낭랑한 소리가 잘 배어나옵니다. 또한 안티폰이 스피커와 잘 비벼져서 소리의 전달력이 좋아 목소리의 호소력과 힘이 느껴집니다. 현을 때리는 피아노의 소리는 매우 정갈하면서 어떤 스피커를 통하면 불순물이 느껴지기도 한데 이 매칭은 지중해의 맑고도 파란 바닷가가 연상됩니다. 마치 바다 속까지 훤히 보이는 것처럼. 쇼팽의 녹턴은 그렇게 연주되었습니다. 아방가르드를 들려주면서 항상 이런 얘기를 듣습니다. “강해서 듣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광고를 하십시오.” 혼스피커는 현소리가 강해서 듣기가 어려운데 들어보니 그렇지 않다는 뜻일 겁니다. 아방가르드는 현소리가 강하지 않습니다. 어떤 스피커든지 매칭을 잘 하지 않고 다듬지 않은 상태로 소리가 좋게 나길 원한다면 그 비싼 오디오를 살 이유가 있습니까? 산은 오르지 않고 뫼만 높다고 하면...... 노력을 기우려야 주인의 성의에 보답합니다. 요즘의 기기들은 더욱 예민하여 그런 경향이 훨씬 강합니다. 마치 아주 정밀한 연구소의 측정 장비를 대략 설치해 놓고 정확한 결과를 바란다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방가르드도 잘 맞는 앰프를 찾고 튜닝에 노력을 기우리면 누구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전에도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던 'Paganini for two'를 걸어보았습니다. 파가니니의 곡들은 대체로 고음역의 곡들이 많은데 강하게 내뿜는 시스템에서는 귀를 자극하기 일쑤이지만 전혀 무리하지 않고 고음의 날카로움을 뻗칠대로 뻗치면서 자극 없이 고개를 넘습니다. 얼마나 자극적일까 긴장감을 갖게 하지만 무리하지 않습니다. 기타의 반주는 탄력을 가지고 바이올린과 소리를 주고받습니다. 장한나의 연주 포레는 첼로의 깊은 음감을 느끼게 합니다. 해상도가 뛰어난 스피커이기 때문에 장한나의 거친 숨소리가 연주의 현장감을 더해줍니다. 첼로는 양다리 사이에 끼고 연주하는 악기라 보다 온기감을 느낄 수 있는데 스피커를 타고 나오는 소리는 저역의 풍부함이 차분하면서도 인간적인 온화함이 느껴집니다. 300B는 대체로 섬세한 면만 강조되지만 안티폰과 아방가르드의 조합에서는 힘까지 느껴지며 깊이감을 더해줍니다. 팝을 들어보았습니다. Dean Fraser의 ‘Dick Tracy'는 혼과 드럼, 심벌즈, 피아노의 조합으로 몇 되지 않는 악기가 리듬을 반복하는 곡입니다. 혼(스피커)으로 혼(악기)을 들으면 혼(魂)이 빠질 수도 있다는 농담을 가끔 하는데 참 잘 표현됩니다. 드럼이나 피아노는 절제되어 간결하고 반복되는 스틱으로 두드리는 심벌즈는 상쾌하게 다가옵니다. 팝이나 재즈는 아방가르드에서 나오는 소리는 언제나 실망을 시키지 않는데 역시 기분 좋게 전달됩니다. 혼스피커이기 때문에 정중앙에서 듣지 않으며 자칫 좌우발란스가 깨지기 쉬우나 이는 매장에서 많은 것을 전시하여 보여주고 들려주어야 하는 특성상의 문제로 제대로 세팅이 된다면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습니다. 아방가르드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이 디자인을 소화시킬 수 있는 것, 스피커 자체로도 크기 때문에 공간이 넓으면 좋겠다는 것. 공간이 좁으면 스피커에 압도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으며 여러 가지 가구들과 어떻게 하면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는가가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퍼에 내장된 앰프가 외부에서 울려주는 앰프와 어울리도록 조정을 할 수 있으니 매칭하기에 그리 어려운 스피커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으로 새봄을 준비해 보시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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